지난 20일, 영국 런던에서 25세의 대만 여성 천 모 씨가 10대 여성들로 구성된 폭행 그룹에게 집단으로 공격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경과에 따르면, 천 씨는 저녁 시간에 버스에서 내려 귀가하던 중 백인 여성 4명과 마주쳤고, 이 중 한 명이 무작정 그녀의 어깨를 쳤다. 이어서 나머지 친구들이 해당 행동에 대해 시비를 걸었고, 천 씨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사과했지만 이들은 그녀를 밀치고 주먹과 발로 폭행을 가했다.
천 씨는 상황이 심각해지자 즉시 버스 기사에게 경찰 신고를 요청했으나, 버스 기사는 전혀 대응하지 않았다. 폭행은 계속되었고, 천 씨는 바닥에 쓰러진 채로 친구들이 구급차를 부르도록 도왔다. 그녀는 결국 응급실에 이송되었고, 큰 부상은 없었으나 얼굴과 신체 여러 부위에 멍이 들었다.
더 큰 문제는 경찰의 대응이었다. 천 씨는 사건 발생 즉시 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한 시간 후에야 출동했고 이 과정에서 친구들이 재차 신고했을 때 조차 “즉각적인 생명의 위협이 아닐 경우 출동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로 인해 천 씨는 사건 발생 약 3시간 후에야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이는 경찰의 비효율적인 대응으로 인해 피해자가 더 큰 고통을 받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천 씨는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얼굴 사진과 당시의 상황을 공유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그녀는 “이를 단지 운이 나쁘다고 넘길 수 있는 문제인가”라고 반문하며, 유사한 상황에 처한 다른 대만인들에게 반드시 런던 경찰청의 ‘증오 범죄 신고 플랫폼’을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이 사건이 보도된 이후, 런던 경찰청은 23일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피해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사건 초기에 대응이 미흡했음을 인정했다. 또한 경찰은 이 사건을 인종차별적 증오범죄 가능성이 있는 사건으로 간주하고 지속적으로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런던 내에서의 인종차별적 폭력의 심각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며, 경찰의 즉각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후 대만 커뮤니티 내에서 이러한 사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움직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