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됨에 따라, 국내 M&A(인수합병) 시장이 유동성에 힘입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0.25%포인트(p) 인하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와 인수를 활발히 진행할 수 있는 친환경적 금융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사모펀드(PEF)들이 눈여겨볼 만한 ‘알짜’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딜로이트안진의 남상욱 재무자문본부장은 “M&A 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들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면서 이익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이 더욱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과도하게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아 거래된 기업들은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남 본부장은 기술력과 고객군이 우수한 이차전지와 이커머스 기업들이 M&A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PEF들이 재무적 투자자(SI)와 협력해 기업 매물을 인수하는 경향이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2022년 PEF 총 약정액은 136조4000억원에 달해, 이는 PEF 제도 도입 이후 최대 규모로, 보수적인 투자 집행이 이어지면서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가 여전히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M&A 시장에서 전통 소비재 및 인프라 산업군의 인기 상승도 눈에 띈다. 이러한 분야는 AI(인공지능)와 로봇 같은 신성장 산업과 달리 안정적인 캐시플로우를 보장받고 있으며, 특히 에너지 및 인프라 산업의 경우 높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매수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기대된다.
남 본부장은 최근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가 논의되고 있는 사례를 통해 상장사에 대한 매수 거래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는 “상장사의 경우 이해관계자가 많아 중장기적 사업 전략이 어렵고, 대주주 지분이 낮은 저평가 기업들도 공개매수를 통해 M&A의 기회를 가질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딜로이트안진의 전략·재무자문본부는 M&A뿐 아니라 전략 컨설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스템 자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남 본부장은 향후 통합 전략 서비스의 품질을 더욱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가 M&A 시장의 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