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으며 ‘1조 클럽’에 잇따라 진입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조1587억원을 기록하며 첫 번째로 이 클럽에 가입한 가운데,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각각 9949억원과 91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여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성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79%와 50% 증가한 수치로,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 회복을 보여준다.
올해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 증가의 주된 원인은 IB(투자은행) 부문 수익 개선과 해외 주식 투자 활성화에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이 마무리되면서 IB 부문에서의 수익이 회복된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국내 증시 거래대금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해외 주식 투자 가세로 관련 수탁수수료가 급증한 상황이다.
그에 반해, 중소형 증권사들은 여전히 PF 충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DGB금융지주 계열의 iM증권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1636억원을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의 수익에서 크게 이탈했다. BNK투자증권 또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 감소했다. 이러한 회복세가 없는 이유는 고위험 부동산 PF로 인한 노출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iM증권과 BNK투자증권은 각각 614억원, 303억원의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다.
수익성 감소와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인해 일부 증권사는 신용등급 하락 위험에 직면해 있다. 올해 상반기 SK증권은 A등급에서 A-등급으로 강등된 사례가 있으며,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역시 A등급에서 A-등급으로 조정했다. 이러한 신용등급 하락은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른 IB 수익 감소, 대손비용 증가, 조달비용 확대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별히, 저금리 시대에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릴 때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증권사들은 다시 하락할 위험이 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BNK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을 모니터링 대상으로 삼으며, 이들 증권사가 과거의 수준에 걸맞는 수익 창출력을 회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지속하고 있다.
올해 대형 증권사들은 흑자를 기록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냈지만, 중소형사들은 여전히 신용등급 하락과 함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향후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대형과 중소형사의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시장의 변동성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