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몰리 말론 동상, 지나친 관광객 손길로 가슴 훼손…화단 설치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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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더블린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몰리 말론 동상이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의 손길로 가슴 부분이 훼손되며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더블린 시의회는 동상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으로 주변에 화단을 설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1988년 세워진 이 동상은 ‘가슴을 만지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속설로 인해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러한 기이한 소문은 동상을 만지면 다시 더블린을 방문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까지 확장되었다.

몰리 말론 동상을 창작한 예술가 잔 린하르트는 이 조각을 통해 18세기 아일랜드에서 생선을 팔던 한 여성 생선 장수의 전설을 담았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상징성이 점차 손실되고 있어 더블린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관광객들이 동상의 가슴을 만짐으로 인해 발생한 색 변색 문제는 당국의 신속한 대처를 이끌었다. 과거 시의회는 동상을 높은 곳에 배치하거나 관광객을 제지하는 전담 직원을 배치했으나, 관리자가 자리를 비운 순간 기존의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더블린 시의회 대변인은 “동상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며, 현재 가장 유력한 방안은 화단 설치”라고 밝혔다. 이 화단은 동상 받침대 주변에 설치될 예정이며, 효과를 관찰한 뒤 추가 조치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동상을 다른 위치로 옮기거나 받침대를 높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지만, 이러한 조치들이 비용 문제로 인해 최후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동상 훼손 문제는 더블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탈리아 베로나에 위치한 줄리엣 동상도 비슷한 이유로 물리적인 훼손을 겪고 있다. 줄리엣 동상은 사랑을 이루어준다는 소문 덕분에 많은 관광객이 오른쪽 가슴을 매만지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구멍이 생기는 경우도 발생했다. 원래 1972년에 제작된 동상은 이러한 문제로 인해 2014년 복제품으로 대체되었지만, 또 다시 발생한 훼손에 현지 주민은 특별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관광 명소가 시대를 초월한 문화 유산임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관광객의 행동은 그러한 상징성을 약화시키고 있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 속에서, 각 도시의 당국은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의 보존과 관광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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