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덴마크 정부가 과거 식민지였던 그린란드 여성들을 대상으로 수십 년간 사전 동의 없이 강제 피임 시술을 시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로 인해 일부 여성들은 평생 불임으로 고통받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최근 그린란드대와 남덴마크대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60년대에서 1970년대 그리고 이후 수십 년에 걸쳐 덴마크 의사들이 그린란드 여성들에게 자궁 내 피임 장치(IUD)를 삽입하는 시술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피해자들의 개인 증언과 의료 기록, 역사적 문서를 기반으로 진상을 규명하였다. 총 410건의 사례가 수집되었고, 이 중 349건에서는 피해자들이 시술로 인한 합병증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조사 결과, 대다수의 피해자는 피임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시술을 권유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극단적으로는 12세 소녀들도 이 같은 시술의 대상이 되었고, 피해자들은 과다 출혈, 감염, 심한 통증으로 고통받았으며, 그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는 일도 빈번했다.
특히 피해 여성들은 IUD를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의사들은 이를 거부하였다. 이로 인해 여성들은 만성적인 통증과 수치심, 그리고 사회적 고립까지 겪어야 했다. 한 13세 여성은 “다른 여자아이들이 빼내는 걸 보고 나도 직접 IUD를 제거했다”고 고백했다. IUD 대신 호르몬 피임 주사인 데포-프로베라를 맞은 여성들도 있었으나, 이들 중 일부는 생리가 영구적으로 멈추거나 불임이 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했다.
이 사건은 덴마크 정부가 그린란드의 인구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공식 정책으로 강제 피임을 시행했음을 드러내는 것이며, 그로 인해 그린란드 주민들은 현재까지도 식민 지배의 잔재와 같은 대우를 받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메테 프리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과거의 잘못된 일은 바꿀 수 없지만, 책임은 질 수 있다”며 공식 사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그린란드 주민들은 단순한 사과가 아니라 배상금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들의 고통에 대한 법적 인정과 함께 진정한 치유를 원하고 있다. 한 피해 여성은 “(이번 보고서는) 우리가 겪었던 일에 대한 인정”이라며, “이 사건에 대해 도망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하였다. 이번 조사는 덴마크와 그린란드 간의 역사적 관계를 재조명하고, 식민 지배의 비극적인 유산을 다시금 상기시킬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