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주가 15% 상승, 현대차는 2.4% 하락…트럼프 관세가 한일증시를 갈라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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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요타의 주가는 최근 12% 이상 상승한 반면, 한국의 현대차는 2.46%, 기아는 6.06% 하락했다. 이는 미국과의 자동차 관세 협상이 발표된 후 두 나라의 주식시장에서 나타난 우세한 양상으로, 현대차의 주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 발표 이후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주가 움직임은 기대 이하의 세법 개정안 발표, 노란봉투법 통과 가능성 증가, 관세 협상 내용에 대한 실망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기준 현대차의 주가는 한미 관세협상 이전인 지난달 30일 대비 하락하여 21만7500원에 마감했다. 기아 역시 6.06% 내린 10만3700원으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도요타는 같은 기간 2805엔으로, 미·일 관세 협상 발표 이전보다 12.35%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는 특히 한미 협상 발표 직후인 31일 각각 4.48%와 7.34% 급락한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데 반해, 도요타는 약세 속에서도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세 불확실성 해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기아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국내 증시 전체가 일본에 비해 부진한 영향을 받는 것에서 기인한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31일(3245.44) 이후 이달 14일(3225.66)까지 0.6% 하락했다. 시장에서의 실망스러운 세제개편안 발표는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고, 관련 주가 또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일본의 닛케이지수는 같은 기간 3.84% 상승세를 기록하며 연속적인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동차 산업에 대한 노란봉투법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동차 업종이 하도급 구조에 의존하고 있어, 원도급의 사용자 책임이 확대될 경우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삼성증권의 임은영 연구원은 차량 산업의 밸류체인이 길어지고 최근 현대차와 노사 간의 임금 협상이 결렬되면서 경직된 노사 관계가 더해져, 노란봉투법 통과가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한국의 자동차 관세협상이 유럽 및 일본보다 불리하다는 점도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과 유럽의 관세율이 2.5%에서 15%로 인상됨에 따라 한국은 여전히 0%에서 15%로 크게 오른 상황이다. 이는 한미 FTA가 제공했던 2.5%의 상대 우위를 잃게 된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는 미·일 협상에서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어 각각 7.51%와 8.49% 급등했지만, 이들의 주가는 한미 협상 결과가 발표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결국, 전문가들은 현대차와 기아의 펀더멘털은 현재의 주가에 비해 견조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현대차 적정 주가는 27만8043원, 기아는 13만391원으로 책정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김창호 연구원은 한국 완성차의 미국 생산 비중이 낮아 관세 부담이 그만큼 클 것이라고 설명하며, 주요 경쟁사들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여전히 관세 부담이 커서,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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