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자동차 업계가 심각한 불황에 직면하면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에 도달했다. 컨설팅업체 EY의 분석에 따르면,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합산 영업이익은 17억 유로(약 2조 9500억 원)로 집계되었다. 이는 2009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전년 대비 75.7%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 감소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고급차 라인업 경쟁력의 약화와 함께 미국의 관세 정책, 불리한 환율, 전기차 전환에 따른 높은 투자 비용, 구조조정 비용 등이 포함된다. EY의 자동차 부문 전문가인 콘스탄틴 갈은 “이러한 요소들이 함께 작용해 독일 자동차 업계에 ‘퍼펙트 스톰’을 몰고 왔다”고 진단했다.
독일 자동차 업계는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고소득 소비자들이 독일산 고급차 대신 다른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다. 실제로 독일 자동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20년 3분기 39.4%에서 올해 3분기 28.9%로 떨어져,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폭스바겐 산하의 포르쉐는 중국 내 대리점 수를 144곳에서 80곳으로 줄이는 등 어려운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으며, 내연기관차 라인업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는 것도 주요 전략 중 하나로 보인다. 독일 정부는 유럽연합(EU)에 대해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갈은 “전기차 시장의 빠른 성장이 기대되었으나, 현실은 서양 시장에서의 판매량 증가가 미미하다”고 언급하며, 향후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이처럼 독일 자동차 업계는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는 가운데, 불황에서의 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