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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Bundesbank)는 2024년에 사상 최대 적자 192억 유로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79년 이후 가장 큰 손실로, 새로운 정부의 재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서 기독교 민주연합(CDU/CSU)이 승리한 가운데, 극우 세력의 부상으로 인해 독일의 정치적 지형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정부가 직면한 커다란 경제적 도전과제를 해결해야 할 때이다.
독일 경제는 현재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 두 차례의 경기 침체 이후, 기업들은 경쟁력 상실과 수출 감소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중앙은행들에겐 추가적인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분데스방크는 상업은행들에게 더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며, 채권 수익은 감소하고 있다.
미래의 총리인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는 재정 전문가로 개념이 확고하나, 국무장관직을 수행한 경험이 없다. 그는 블랙록의 전 임원으로 이력 때문에 금융계와의 유착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다. CDU는 세금 인하와 원자력 에너지 복귀를 주장하고 있지만, 잠재적 연합 파트너인 녹색당은 더 높은 세금과 극단적인 생태적 전환을 선호하고 있다.
사회민주당(SPD)은 1,000억 유로의 산업 전환 기금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러한 프로젝트를 어떻게 재원조달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면서 독일은 자국 수출품에 대한 새로운 세금과 생산 기지의 미국 이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독일 경제는 이러한 위기 속에서 숙련노동자의 부족, 높은 에너지 비용, 과도한 규제, 그리고 사회보장 부담으로 인해 경쟁력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 독일 고용주 연합회(DAW)의 회장인 라이너 둘거(Rainer Dulger)는 “경제가 위축되고 있으며 실업률이 상승하고 있다. 독일이 더 이상 투자자를 끌어모으지 못하고 있다”며 경고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100개의 경제 단체들이 정치적 SOS를 발신하며, 1월 29일에 베를린에서 대규모 시위를 조직했다. 이들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포괄적인 개혁을 요구하며, 행정체계 대폭 축소, 기업세 경감, 투자 유도, 노동비용 완화를 주요 요구사항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새로운 정부의 선택의 폭은 제한적이다. ECB의 예산적 절제와 유럽 파트너국들의 압박 속에서 독일 정부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에 봉착해 있다. 채무 규칙을 완화하여 투자를 촉진할지, 아니면 보수파의 반대에 부딪힐지 고민해야 한다. 독일은 다시 한번 경제적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실행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과거에 발생했던 경제 위기와 불황의 그림자가 다시 나타나고 있는 지금, 독일의 미래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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