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심화됨에 따라, 해외 부동산 펀드들이 심각한 부실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투자한 독일의 트리아논 빌딩에 대한 자산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사실상 원금 손실이 피할 수 없게 되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 제229호’ 펀드가 보유한 독일 트리아논 빌딩의 현지 특수목적법인(SPC)에서 실시한 지분증권 재평가 결과, 자산 평가액이 3239만 유로(약 488억원)에서 44만 유로(약 6억6000만원)로 크게 하향 조정되었음을 밝혔다.
이러한 감소는 트리아논 빌딩의 가치가 대출 잔액을 밑돌아 SPC의 순자산가치가 0원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제3자 감정평가 법인을 통해 제공받은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사이사이 자산 가치는 약 247Mn 유로(약 4020억원)로 추정되지만, 이는 선순위 대출 잔액 이하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정식 도산 절차 개시 시점에서 구체적인 회생 계획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자산 처분은 사적매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9일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통해 국내 회계법인의 공정가치 평가 결과를 반영하며 펀드 기준가를 0.01원으로 조정하였다. 그로 인해 전액 손실 가능성이 커졌지만, 이번 기준가 조정이 펀드의 완전 청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자산의 처분과 해외법인의 청산 등이 완료된 후에 최종적인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이지스자산운용은 2023년 11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에 대해 대출 유보계약을 체결하고 트리아논 빌딩 매각 작업을 진행해온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출 유보조건이 종료되자 대주단의 디폴트 선언이 불가피해졌고, 지난해 12월에는 SPC의 도산 절차가 개시되었다.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 제229호 펀드는 2018년 동안 투자자들로부터 3750억원을 모집하였다. 그 중 개인 투자자의 자금은 1754억원에 달하며, 업계에서는 이 펀드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가 약 4000명에 이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런 부동산 시장의 과거와 현재의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투자자들은 향후 자산의 매각이 이루어질 때까지 긴장된 마음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