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에서 ‘우버’로 알려진 그랩이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인수전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요 주주인 카카오와 TPG 측에 따르면, 그랩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주 구성은 카카오가 57.5%, TPG가 29%, 칼라일이 6.2%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TPG는 동반매도권과 지분 매각에 대한 거부권을 가지고 있어, 카카오는 TPG의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지분을 매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랩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모빌리티 및 디지털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차량 호출 서비스뿐만 아니라 음식 배달, 금융 서비스, 디지털 결제 솔루션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져오고 있다. 그들은 현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8개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며, 2018년 우버의 동남아 사업을 인수한 이후로 더욱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지분 인수전에는 그랩 외에도 여러 투자자들이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VIG파트너스와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이 그 대표적인 예로, 이들 컨소시엄은 현재 2조 원대 중반 규모의 소수 지분 인수에 나서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매각 측이 경영권을 포함한 매각을 진행할지 아니면 소수 지분만 우선 매각할지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밝히면서, 공식적인 매각 절차 없이 다양한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카카오가 TPG와 함께 지분 매각을 진행할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의 배재현 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주 구성을 변경하여 새로운 혁신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확보 시도는 카카오모빌리티 노동조합의 반대로 무산된 사건이 있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는 최소 6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는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000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액은 6749억 원으로, 2년 전의 4836억 원에 비해 약 2000억 원 증가하였다. 이러한 성장세는 국내 택시호출앱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TPG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두 차례의 투자를 통해 약 6400억 원을 확보하였고, 만일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이 기업가치 6~8조 원대에서 매각된다면, TPG는 최소 1조 원 이상의 차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인수전은 향후 모빌리티 시장의 경쟁구도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크므로, 향후 진행 상황에 대한 주목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