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 출시 예고…비트코인과의 경쟁 구도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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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협회(WGC)가 내년 초 최초로 ‘디지털 금(Digital Gold)’을 출시해 시범 운영한다고 발표하며, 국제 금융시장에서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디지털 금은 실물 금의 소유권을 디지털화하여 새로운 장외시장을 창출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의 위치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WGC는 1월부터 디지털 금 이니셔티브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금의 디지털화는 다양한 금융상품의 발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금시장은 안전자산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디지털화가 완료되면 마진콜 증거금이나 담보 자산으로도 활용될 수 있어 금융 상품의 다양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골드바와 같은 실물 자산을 선호하며, 간접 투자 상품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디지털 금의 도입은 금에 대한 투자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디지털 금의 출시로 인해 비트코인 등 다른 가상화폐와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최근 스테이블코인의 법제화가 진행됨에 따라, 디지털 금은 안전 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의 대항마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여전히 안전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금은 가장 신뢰성 있는 자산으로 여전히 그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비트코인이 최근 가격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금은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독일경제연구소의 알렉산더 크리볼루츠키 박사는 비트코인이 위험 자산으로 여전히 주식시장과 관련이 깊다는 점을 강조하며, 금은 대체할 수 없는 최적의 안전자산으로 인식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디지털 금이 급속도로 확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금의 유통량이 제한적이며, 보수적인 시장 환경과 규제 장벽이 디지털 금의 활성화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약 20만~21만 톤의 금이 채굴되어 판매되었으며, 이 중 3만5천 톤은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유통된 금량은 4974톤에 불과해, 금을 기초 자산으로 한 스테이블코인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로 작용했다.

온라인 금 거래소 불리언볼트의 애드리언 애시 리서치총괄 디렉터는 금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이 중앙은행의 매수에 따른 것이라며, 디지털 금에 대한 즉각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금의 디지털화에 따른 시장 변동성은 앞으로 더욱 지켜봐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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