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실시하였다. 16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에 “지난 밤 러시아가 300대가 넘는 공격용 드론과 37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우크라이나 빈니차, 수미, 폴타바 지역의 주요 인프라가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공격 방식에 대해 비판하며, “그들은 집속탄을 장착한 샤헤드 드론을 사용한 후, 시설을 복구하는 소방관들마저 재차 공격하는 ‘이중 테러’를 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공격은 하르키우, 이지움, 크로피우니츠키 등 다른 지역에서도 보고되었으며, 이날 오전 5시 20분경 러시아의 여러 비행장에서 미그(MiG)-31 전투기가 이륙해 본격적인 공습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그-31은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는 전투기로, 공습의 위협이 어느 정도인지 시사한다.
놀랍게도 이날 새벽의 이러한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 살상을 멈추라”고 경고한 지 불과 몇 시간 뒤에 발생하였다. 이로 인해 긴장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17일 예정된 미국 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최장 사거리 2500㎞에 달하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포함한 장거리 무기, 그리고 방공망 지원에 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미사일이 확보될 경우 러시아를 더는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압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러시아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 가능성을 제기하자, 양국 간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미국이 실제로 토마호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할 경우, 발사대와 운용 인력 등 추가적인 미군의 지원이 따라오게 되고, 이는 확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상당히 정교한 미사일 시스템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미국 전문가들의 개입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러시아 간의 군사적인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가 이들 국가 간의 대화와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서 이 지역의 안정뿐 아니라 국제적인 관계에도 중대한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