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자포리자 원전 활용한 비트코인 채굴 계획…미국과 비공식 협상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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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이용해 비트코인(BTC) 채굴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미국과의 공동 운영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전력 인프라를 전쟁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러시아의 전략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우크라이나와 국제사회의 반발이 예상된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최근 기업인들과의 회의에서 자포리자 원전을 미국과 공동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언급하며,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는 배제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해당 원전을 암호화폐 채굴에 활용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유럽에서 가장 큰 원자력 시설로, 러시아군의 점령 이후 우크라이나 전력망과는 단절된 상태이다. 현재 6기의 원자로는 가동을 멈춘 상태이며, 긴급 냉각을 위해 신뢰성이 낮은 디젤 발전기에 의존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원전 기술자들의 작업이 계속 가능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들이 모두 러시아 여권을 소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자포리자 원전의 전력이 미국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전력을 공급하는 검토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하거나 부인한 바 없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의 공동 운영 여부를 제안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개입은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포리자 원전 문제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에서 가장 복잡한 문제 중 하나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의 동의 없는 자포리자 원전 운영은 명백히 불법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며, 원전의 중립성과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주권 존중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과 원전 이용의 연결은 에너지 전쟁이 군사적 전략을 넘어 디지털 자산 경제로 확산되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푸틴 대통령의 주장대로 자포리자 원전에서 채굴이 이루어진다면, 전기 소모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보안 분석기업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우크라이나 내 활성 채굴 풀에서 총 6명의 채굴자가 사용한 전력은 시간당 약 33kW에 달했다. 자포리자 원전에서 확보할 수 있는 전력은 이보다 수백 배 더 큰 해시 파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내용을 통해 러시아가 미국과 협상에서 자포리자 원전을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드러나고 있으며, 이는 두 국가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이라는 새로운 장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자포리자 원전의 통제권 외에도 우크라이나 전력망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4년 한 해에 이미 5,000기 이상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으며, 그 주요 공격 목표는 에너지 시설이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단전과 냉난방 문제를 빈번하게 발생시키며, 전력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자포리자 원전을 배경으로 한 비공식 협상은 향후 종전 협상이나 제재 해제 논의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발표에 대한 확인이나 반박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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