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앙은행, 비트코인 채굴이 루블화 강세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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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중앙은행은 비트코인(BTC) 채굴이 루블화 강세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다수의 채굴 활동이 여전히 회색지대에서 운영되고 있어 그 정확한 영향을 측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 엘비라 나비울리나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비트코인 채굴이 루블화 강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암호화폐 채굴 산업의 대다수가 공식 통계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루블화와 채굴 간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설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채굴이 루블화 강세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비트코인이 단순한 기술적 요소를 넘어 러시아 경제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러시아 대통령 행정부의 막심 오레시킨 부국장도 비트코인 채굴 및 암호화폐와 관련된 자금 흐름을 과소 평가할 경우 루블화의 예측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새로운 수출 항목’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채굴이 전통적인 금융 경로 밖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자금 흐름’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비울리나 총재는 “비트코인 채굴은 올해 갑자기 나타난 산업이 아니라, 오랜 역사를 가진 분야”라며, “루블화 강세가 단순히 올해의 채굴 급증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채굴이 영향을 미치시는 분명한 요소 중 하나”라고 재확인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비트코인 채굴의 경제적 영향을 보다 정확히 분석하고 통제하기 위해 암호화폐 산업 전반을 제도권으로 통합하려는 본격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치스튜힌 중앙은행 제1부총재는 암호화폐 산업의 합법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법적 제도 마련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거래 제한과 금지조항’을 포함한 강력한 규제를 촉구하며, 현재 중앙은행이 재무부와 협력하여 암호화폐 거래 규정 마련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비트코인 자체를 국가 통화로 인정하거나 국제 무역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국가 두마 금융시장위원회 위원장 아나톨리 악사코프는 “암호화폐는 국내외에서 화폐처럼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비트코인 채굴 수익이 공식 금융 시스템을 통해 관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러시아 정책당국은 비트코인 채굴을 개인의 수익 추구 활동으로 간주하지 않고, 국가 경제 및 통화 통계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채굴 수익이 비공식 경로를 통해 국외에서 러시아로 유입되면서 루블화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고, 이는 루블화의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8만 8,927달러(약 13억 1,639만 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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