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도심에서 13일(현지시간) 대규모 반이민 집회가 개최되었다. 이 집회는 영국 극우 운동가인 토미 로빈슨이 ‘왕국 통합’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진행하였으며, 경찰 추산 약 11만명이 모였다. 화이트홀 주변에 집결한 시위대는 영국 국기와 잉글랜드를 상징하는 붉은색과 흰색의 세인트 조지 십자, 스코틀랜드 십자 및 웨일스 국기를 들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난민 보트 중단’과 ‘본국 송환’ 등 불법 이민자를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팻말과 깃발을 들고 있었다. 이들은 또한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나타나는가 하면, 도널드 트럼프의 ‘마가’ 모자를 착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집회에는 프랑스, 독일, 덴마크의 극우 정치인들도 참석해 영국 극우 세력과의 연대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화상 연설을 통해 “영국은 반드시 정부 교체가 필요하다. 다음 선거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의회를 해산하고 새로운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집회에 맞서 러셀 광장 근처에서는 인종차별 반대 단체의 파시즘 반대 시위가 열렸고, 약 5000명의 참가자들이 ‘극우에 맞서는 여성들’, ‘토미 로빈슨 반대’, ‘난민 환영’ 등의 구호를 적은 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런던 경찰은 양측의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1600명 이상의 경찰을 배치하였고, 실제로 일부 참가자들과 경찰 간의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극우 집회 참가자 9명이 체포되었다.
올해 들어서만 2만8000명이 소형 보트를 이용해 영국해협을 넘은 불법 이민자 수치가 보도되며 이민 문제가 영국 정치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내부적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망명 신청 처리 상황이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7월 체결된 ‘원 인, 원 아웃’ 협정에 따라 영국과 프랑스는 처음으로 이민자 송환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협정은 영국이 불법 이주민을 프랑스로 송환하고 그와 같은 숫자의 이주민에게 영국 망명을 허용하는 정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