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 14세 교황은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즉위 이후 첫 성탄절 전야 미사를 집전하며 인간 존엄성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인간을 위한 자리가 없다면 하느님이 계실 자리도 없다”며 인간과 하느님은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는 가난과 소외 등 어려움에 처한 인간을 외면하는 것이 곧 하느님을 거부하는 행위라는 의미다.
교황은 “우리의 눈먼 상태를 치유하기 위해 하느님은 각 인간 내에 자신의 형상을 드러내기로 선택하셨다”고 말하며, 이 세상의 창조는 하느님의 사랑의 계획에 따라 이루어졌음을 강조했다. 그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성탄절 전야 미사를 인용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어린이들, 가난한 이들, 이방인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들에 대한 배려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고 경고했다.
교황은 어려움에 처한 인간들에게 존중과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 하느님이 함께할 자리도 생겨난다면서, “마구간조차도 성전보다 신성해질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인간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점도 언급하며, “왜곡된 경제가 인간을 단순한 상품처럼 취급하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미사에는 약 6000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참석했으며, 성 베드로 광장에는 추가로 5000여명이 모여 교황의 말씀을 듣기 위해 스크린을 통해 미사를 관람했다.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전통을 이어가며 25일 성탄절 당일 미사도 집전할 예정이다. 아울러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부활절과 성탄절에 전하는 ‘우르비 에트 오르비’ 메시지를 통해 세계 각국에 축복과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교황의 이러한 발언은 현대 사회에서 자주 간과되는 인간의 존엄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된다. 그는 우리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도와야 할 의무가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인간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메시지는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소외가 심화되는 현재 상황에서 더욱 절실히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