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로마시가 내년 2월 1일부터 트레비 분수에 입장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관광지 유료화 방침을 발표하며, 롬에 거주하지 않는 관광객만이 2유로(약 3,500원)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마 시민은 여전히 무료 입장이 가능하므로, 이는 관광객에 국한된 조치다.
트레비 분수는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장소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과잉 관광문제를 해결하고 시설의 관리 및 운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방안으로 유료화를 선택했다. 올해 들어서만 트레비 분수에 방문한 관광객 수는 약 900만명에 달하며, 이는 인근 판테온 신전의 연간 방문객 수(약 400만명)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치이다. 로마시는 이 유료화로 인해 연간 약 650만 유로(약 113억원)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트레비 분수는 1762년에 완료된 바로크 양식의 걸작으로, 높이 26미터에 이르는 웅장한 구조가 특징이다. 이 분수는 고대 그리스 신화를 상징하는 조각들로 장식되어 있으며, 많은 관광객들이 ‘분수를 등지고 오른손으로 동전을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지면 다시 로마를 방문할 수 있다’는 속설을 믿으며 동전을 던지는 풍경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던져진 동전은 매주 3회 수거되어 세척 후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에 기부된다.
트레비 분수 외에도 로마시는 기존에 무료로 운영되던 문화시설 5곳에 대해 동일한 유료화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막센티우스 빌라, 나폴레옹 박물관, 바라코 미술관, 필로티 박물관, 카노니카 박물관 등 다섯 곳의 입장료는 각각 5유로(약 8,600원)로 설정되었다.
이러한 조치는 로마시의 문화재 보호 및 관광객의 질서 있는 방문을 위한 노력 중 하나로 간주되며, 향후 로마의 관광 환경이 얼마나 개선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광객들은 과거의 자유로운 관람에서 유료 관람으로의 변화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문화 유산 보호 및 유지관리의 필요성을 감안할 때 이러한 변화는 불가피한 현실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