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텕 바이낸스 CEO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가상자산의 중심지로 떠오르려는 야망이 바이낸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바이낸스의 사용자 증가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날 텕 CEO는 서울 중구에서 열린 ‘2025 세계지식포럼(WKF)’에 참석하며 이러한 의견을 전했다.
바이낸스는 현재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거래소로, 창립자인 창펑자오와 허이는 모두 중국계지만 공식적으로는 무국적 거래소로 운영된다. 텕 CEO는 “바이낸스의 국경을 초월하는 접근 방식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하며, 다양한 정부와 기관, 웹3 기술자들과의 협력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2023년 말, 창펑자오 창립자가 자금세탁 혐의로 구속되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던 바이낸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더욱 강화된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바이낸스는 트럼프 일가의 디파이 프로젝트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에서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USD1’을 최초로 상장하며, 이를 거래 기축 통화로 지원하고 있다. 텕은 “트럼프는 미국의 가상자산 정책을 180도 바꿨다”며, 지니어스법과 클래러리티법 등 명확한 규제를 도입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또한 미국의 전향적인 정책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바이낸스 체인 등 여러 주요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확보하는 기업들의 등장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강력한 가상자산 부흥의 모멘텀을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바이낸스의 사용자 수는 2024년에 약 1억7000만명이었지만, 1년 반 만에 2억9000만명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텕 CEO는 전통 금융업체가 가상자산 시장에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고 경쟁하게 되는 상황에서도,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더 큰 장점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ETF는 가상자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이들에게 좋은 출구가 될 수 있지만, 주중 5일간 특정 시간에만 거래되기 때문에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가상자산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면 ETF 투자자들이 바이낸스와 같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유동성과 고객 관리의 우수성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텕은 “스테이블코인은 중단 없이 매우 빠른 결제를 가능하게 해 성장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강조하며, 바이낸스가 전 세계와 지역별 파트너와 협력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바이낸스가 제공하는 결제 서비스인 ‘바이낸스 페이’를 통해 전통 결제가 해결하지 못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을 “역동적이면서도 변화무쌍한 경제와 열정적인 가상자산 신봉자들이 있는 나라”라고 평가하며, 한국의 가상자산 분야에 대한 야망과 협력 의사를 표현했다. 그의 발언은 바이낸스의 미래 비전과 가상자산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