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퀴드 스테이킹(Liquid Staking)의 급성장에 대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전 비서실장 아만다 피셔가 과거의 금융 위기인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언급하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피셔는 SEC의 새로운 지침에 따라 위임형 및 자체 스테이킹은 ‘증권 아님’으로 인정을 받았으나, 리퀴드 스테이킹과 재스테이킹은 여전히 규제의 망에 얽매여 있다고 설명하였다. 그녀는 이러한 구조가 고객의 예치 자산을 재담보로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리먼 사태를 상기시킨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VanEck의 매튜 시겔은 SEC의 변동성 있는 입장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며, 처음에는 스테이킹을 지지하던 SEC가 이제 와서 규제의 사각지대를 지적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헬리우스랩스의 창립자 매시 무타즈도 핀셋처럼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며, 피셔가 리퀴드 스테이킹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EC 내부의 견해도 엇갈린다. ‘크립토 친화적’으로 불리는 파이얼스 위원은 LST가 구시대의 금융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하는 혁신적인 접근이라고 평가했으나, 캐럴린 크렌쇼 위원은 그러한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이것이 우리가 약속한 규제 명확성인가 라고 반문했다.
리퀴드 스테이킹 시장의 규모는 현재 약 670억 달러에 달하며, 그중 절반 가까이를 리도(Lido)가 차지하고 있다. 바이낸스 역시 114억 달러 규모를 기록하고 있어 이 시장의 중요성과 덩치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리퀴드 스테이킹의 구조와 그에 따른 리스크에 대한 논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금융위기는 복잡한 금융 구조가 숨긴 리스크를 아무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생한 변곡점이었다. 현재의 리퀴드 스테이킹 생태계가 같은 길을 걸을지, 아니면 블록체인 기술의 투명성이 리스크를 감소시킬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금융 구조의 복잡성이 증가할수록 그 그림자는 더욱 길어지며,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는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