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11월에 10억 개의 XRP를 에스크로에서 해제했다. 이 조치는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정기적인 활동으로 알려졌으나, 대규모 공급으로 인해 XRP 가격에 하방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추적 플랫폼 웨일얼럿에 따르면, 이번 해제된 XRP는 세 건의 트랜잭션으로 나뉘어 처리됐다. 첫 번째로 2억 개의 XRP(약 4억 8,193만 달러, 약 6,481억 원)는 ‘알 수 없는 지갑’으로 전송되었고, 두 번째로 3억 개의 XRP 역시 동일한 지갑으로 이동했다. 마지막으로 5억 개의 XRP(약 12억 592만 달러, 약 1조 6,138억 원)는 리플의 재무 지갑으로 즉시 이체되었다.
리플은 2017년부터 매월 초순에 550억 개의 XRP를 스마트 계약 에스크로에 묶고, 매월 10억 개씩 해제하는 방식을 지속해왔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물량은 2억, 3억, 5억 개의 세 단계로 나뉘어 진행되며 모든 거래는 XRP 레저(XRPL) 상에서 공개된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이와 관련된 계획에는 일부 변화가 있었다. 3월에는 예외적으로 일부 물량이 지연되어 풀리기도 했고, 이후 몇 달간에도 변칙적으로 에스크로의 설정과 해제가 반복되었다. 그러나 7월부터는 원래 방식으로 돌아와 매월 규칙적으로 XRP를 방출하고 있다.
이번 에스크로 해제와 함께 리플은 생태계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은행 프라임 브로커인 히든로드(Hidden Road)를 인수하여 기관 투자자를 위한 서비스 체계를 강화했다. 모니카 롱 리플 사장은 XRP와 리플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RLUSD의 활용 확대를 예고하며, 프라임 부문 고객 수가 세 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리플의 정기적인 XRP 공급은 시장의 유동성과 신뢰성 확보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지만,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 또한 상존하고 있다. 현재 XRP는 전반적인 매도 압력에 노출된 상황에서 대규모 공급이 이어진다면 단기적인 약세 전망에 무게를 더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이번 10억 XRP의 방출은 단순한 유동성 제공 차원을 넘어 시장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