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의 법적 갈등이 마침내 종결되면서 XRP의 가격이 10% 이상 급등했다. 이번 법적 합의는 4년간 이어졌던 긴 소송의 마지막을 의미하며, 시장에서는 블랙록이 XRP 기반의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양측은 8월 7일에 공동 법원 서류를 제출해 모든 항소를 철회하기로 합의하였다. SEC의 내부 절차를 통해 이러한 결정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었으며, 스튜어트 알데로티(Stuart Alderoty) 리플 최고 법률책임자는 이번 합의를 2020년 12월에 시작된 소송의 공식적 종료로 평가했다. 그는 리플과 SEC가 각각 법적 비용을 부담하기로 합의했다고도 밝혔다. 이번 판결의 주된 내용은 XRP가 증권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소송의 결말은 리플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암호화폐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법적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로, 발표 직후 XRP의 가격은 급격히 상승하여 3.33달러(약 4,634원)로 기록되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XRP 기반의 현물 ETF 출시를 고려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는 사실이다. 블랙록은 현재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기반 ETF를 운영 중이며, 이러한 이후 새로운 상품군으로 XRP를 추가할 여지를 두게 됐다. 노바디우스 웰스의 대표인 네이트 제라치(Nate Geraci)는 “블랙록이 XRP를 외면했던 이유는 법적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이번 법적 명확성이 확보된 지금이 ETF 출시의 기회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블랙록의 ETF 브랜드인 아이셰어즈(iShares) 내에 XRP가 포함되지 않는 경우,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 가치가 BTC와 ETH로 제한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이 긍정적인 전망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의 ETF 애널리스트인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는 블랙록이 현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 외에 다른 상품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으며, 새로운 암호화폐 ETF가 수익성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그는 자신의 주장이 명확한 정보가 아닌 직감에 기반한 것임을 전제로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올해 말까지 XRP ETF가 정식 승인될 가능성이 95%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이는 점차 정비되고 있는 규제 환경을 나타내며, XRP뿐만 아니라 다른 알트코인들의 제도권 진입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리플과 SEC 간의 이번 합의는 단순한 소송의 종료가 아니라, 미국 내 암호화폐 산업의 법적 입지를 새롭게 규정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XRP ETF의 출시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의 반응과 향후 규제 동향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