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인도양에 위치한 마다가스카르에서 시민들이 SNS를 통해 조직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며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탄핵됐다. 이러한 사건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SNS를 활용한 정치적 참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아시아-아프리카센터에서 개최된 아프리카 세미나에서는 우간다 마케레케대학교의 솔로몬 위니 정치학 교수에 의해 “SNS가 아프리카 정치 문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되었다.
위니 교수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보급으로 시민들이 정보를 수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생산하고 공유함으로써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 정치 활동인 투표나 정당 활동을 넘어서, 디지털 공간에서 직접 목소리를 내고 여론을 형성하며 행동으로 나아가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일방적인 언론 전달 방식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정치 참여의 장을 형성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 외에도 케냐와 모로코에서도 시민들이 SNS를 활용해 정부의 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케냐에서는 증세 반대와 정부 부패, 경찰의 가혹 행위에 항의하는 시위가 수도 나이로비를 중심으로 확산되었고, 모로코에서는 교육과 의료 서비스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두 달간 진행되었다. 이러한 정치적 행동은 과거의 민족주의나 지역 이슈 중심의 시위를 넘어 경제 불평등과 정부의 실패와 같은 공공 의제로 발전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위니 교수는 시민들이 특정 지도자가 없어도 디스코드, 텔레그램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시위를 조직하고 소통할 수 있다고 말하며, 검열이나 인터넷 차단과 같은 국가 통제를 피하기 위해 VPN과 블루투스 메신저 등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이번 마다가스카르의 시위에서는 시민들이 SNS를 통해 네팔과 모로코의 활동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국경을 넘어선 연대의 흐름을 보여주었다.
전문가들은 SNS가 시민 참여의 장벽을 낮추고, 공공 의제 중심의 정치 참여를 활성화하며 국제적 연대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민주주의와 시민 의식을 고양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다가스카르의 사례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펼쳐지고 있는 변화를 잘 보여주며, 앞으로의 정치 참여 방식에 대한 예고편이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