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의대의 연구에 따르면, 3기 또는 4기 암 환자가 금연을 하는 경우, 계속 담배를 피운 환자보다 평균 330일 더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연구는 전미종합암네트워크 저널에 게재되었으며, 암센터 외래진료를 받은 1만3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 내 금연 여부와 2년 내 사망 사이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암 진단 시 약 25%의 환자들이 흡연자이며, 이들 중 다수는 치료 중에도 담배를 피운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은 “암 환자에게 금연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따르면, 암이 진행된 환자일수록 금연의 혜택이 증가하여 생존 기간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암 치료가 시작된 후에도 금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워싱턴대 의대와 반즈-유대인병원 사이트먼 암센터의 금연 프로그램을 활용해, 2018년 6월부터 12월까지 외래 진료를 받은 1만3282명의 암 환자를 조사하였다. 이들 중 13%인 1725명이 흡연자로, 금연에 성공한 환자는 381명(22.1%)에 불과했다. 두 그룹 간 2년 이내 사망자 수를 비교해보면, 금연 그룹은 75명(19.7%)이 사망한 반면, 흡연 그룹은 347명(25.8%)이 사망했다. 전체 암 유형과 병기를 통합한 분석 결과, 금연 환자의 2년 생존율은 85.1%에 달해, 흡연 그룹에 비해 생존 확률이 10.4%포인트 높았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3기와 4기 환자의 경우 금연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흡연 그룹은 첫 진료 후 210일째에 85%의 생존율에 도달했지만, 금연 그룹은 540일째에 도달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금연한 3기와 4기 환자가 거의 1년 가까이 더 생존하는 결과를 도출했다.
논문의 첫 번째 저자인 스티븐 토마시 박사는 “말기 암 환자에게 1년은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라며, “이 연구 결과가 말기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금연 의지를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환자들에게 금연을 통한 생명 연장의 가능성을 알리는 중요한 실증적 데이터를 제공하며, 흡연이 암 치료 결과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잘 보여준다. 따라서 암 환자 및 전문가들은 치료 중 담배를 끊는 것이 생존율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