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서식스 공작 해리 왕자의 아내 메건 마클(44)이 파리에서 촬영한 영상이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사고 현장 인근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큰 논란에 휘말렸다. 영상 속에서 마클은 리무진 안에서 다리를 쭉 뻗은 채 휴식을 취하며 차량 이동 중의 풍경을 촬영한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이 차량이 지나던 곳이 바로 1997년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비극적으로 사망한 파리 알마 다리 터널 근처라는 점에서 비난이 일고 있다.
이번 영상은 마클이 파리 패션위크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를 방문하면서 공개된 것으로, 외신에 따르면 이 영상에는 파리의 유명한 퐁 알렉상드르 3세 다리와 앵발리드 다리가 포함됐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소름 끼친다”와 “무례한 행동”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많은 영국 네티즌들은 “해리 왕자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장소에서 굳이 촬영해 공개한 이유가 뭘까”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들은 다이애나의 비극적인 사고를 재현하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마클의 행동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왕실 전문가 리처드 피츠윌리엄스는 “이러한 행동은 완전히 당혹스럽고 감정이 결여된 것”이라며, “해리 왕자에게 깊은 상처가 남아 있는 장소를 배경으로 한 영상 촬영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클의 SNS 게시물이 해리 왕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고 주장하며, 왕실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민중의 왕세자비’로 불릴 만큼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으나, 그녀는 1997년 8월 파리 알마 터널에서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당시 운전자는 음주 상태였으며, 사속 주행 중이었다. 이러한 사건은 영국 왕실 역사에서 큰 비극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된다.
마클은 과거에 다이애나의 유품을 소중히 여겨 공식 석상에서 착용한 사례도 있다. 2022년 뉴욕에서 열린 ‘로버트 F. 케네디 인권상’ 시상식에 참석할 당시, 다이애나가 생전에 사용했던 아쿠아블루 반지를 착용해 주목받았다. 이 반지는 해리 왕자가 결혼식 때 특별히 선물한 것으로, 다이애나가 이혼 후에 약혼반지의 대용으로 즐겨 착용하던 것이었다. 마클의 이러한 행동은 다이애나를 기리는 방식으로 해석되기도 했으나, 이번 영상 사건은 반대의 반응을 이끌어내며 그녀의 이미지에 또 다른 측면을 더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마클의 행동이 대중에 미친 영향은 단순히 개인의 행동을 넘어, 보통 사람들과의 심리적 거리감을 보여주는 경우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왕실 활동에 대한 그녀의 접근 방식에 대해 다시금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