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엄-웹스터가 선정한 2025년 올해의 단어 ‘슬롭’, AI의 시대에 대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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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권위 있는 사전 출판사인 메리엄-웹스터가 2025년 올해의 단어로 ‘슬롭(slop)’을 선정했다고 15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이 선정은 단어의 검색량과 조회수를 기반으로 하며, ‘슬롭’의 정의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해왔다. 원래 1700년대에 ‘질퍽한 진흙’을 의미했지만, 현재는 ‘가치가 거의 없는 것’이라는 의미로 확장되었으며, 특히 최근에는 ‘주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대량 생산된 저품질 디지털 콘텐츠’를 가리키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메리엄-웹스터의 그렉 바를로 사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슬롭’이 AI와 관련된 혁신 기술을 반영하며, 사람들에게 흥미로우면서도 짜증 나는 디지털 콘텐츠 현상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콘텐츠의 예시로 황당한 영상, 이상한 광고 이미지, 조악한 선전물과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 뉴스, 그리고 AI로 작성된 낮은 품질의 전자책 등을 언급했다. 이러한 현상은 정보의 진정성과 가치를 중시하는 현대인의 욕구에 반하는 것으로,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할 수 없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바를로 사장은 “사람들은 진짜와 진정성 있는 것에 갈망하고 있다”며, ‘슬롭’이 AI 시대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진정성을 잃지 않기 위한 저항의 언어로 여겨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는 생성 AI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면서도 그 품질이 종종 낮아지며, 사용자에게 혼란과 피로감을 안겨주는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문제는 최근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도 언급되었다. 이코노미스트는 AI가 만들어내는 저품질 콘텐츠가 생산자에게는 수익을 창출하지만, 일반 사용자에게는 정보 선택의 혼란과 시간을 소모하게 한다고 주장하였다. 구글과 SNS 등에서 쏟아지는 AI 생성 콘텐츠의 양이 증가함에 따라 사람들이 가치 있는 정보를 구분하기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메리엄-웹스터는 ‘슬롭’ 외에도 미국 젠지(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끈 ‘식스세븐(6-7)’, 정치적 맥락에서 중요한 ‘게리맨더(Gerrymander)’, 그리고 ‘관세(Tariffs)’ 등 여러 단어들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이는 현재 사회와 경제의 다양한 이슈들이 언어에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슬롭’은 단순한 기본 단어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AI가 만든 콘텐츠의 질 저하와 정보의 진정성을 잃어가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상징하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의 디지털 콘텐츠 생산과 소비 방식을 고민해야 할 필요성을 환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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