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그룹이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총 1조3000억원의 대출을 실행하며 특약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약은 홈플러스가 12개월 이내에 2500억원을 조기상환하지 않을 경우, 담보로 잡힌 부동산을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 등 메리츠 3사가 이번 리파이낸싱 대출을 제공하며 62개 점포를 담보로 잡았다.
이번 대출의 담보 가치는 감정가 4조8000억원으로 추정되며, 대출금리는 연 8%에 달한다. 대출 만기는 2027년 5월까지로 설정되어 있다. 메리츠는 홈플러스가 1년 내에 2500억원, 2년 이내에 6000억원을 조기상환해야 한다는 조건을 포함시키며, 이러한 조건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담보 처분 옵션이 가능하다는 조항도 계약에 포함시켰다.
홈플러스는 최근 기업어음(CP) 등을 발행하여 단기 자금을 확보해왔으나, 지난달 신용등급이 하락하며 조기상환 특약을 이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메리츠 측은 조기상환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더라도 즉시 담보를 처분하는 것은 드물다고 언급하였으며, 조건을 이행할 경우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스텝다운’ 규정도 포함되었다고 밝혔다.
메리츠의 관계자는 “특약을 지키지 못할 경우 채무자와 협상을 통해 다음 단계를 고려하게 되므로, 담보 처분을 즉시 실행하는 일은 오히려 드물다”라고 말하며, 이러한 조항이 대출 계약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임을 설명했다. 이는 금융업계에서 기업 구조조정이나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상황이다.
홈플러스의 재정 상황 변화에 따라 메리츠금융그룹의 결정이 향후 기업의 회생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조건과 조기상환 등의 요소가 홈플러스의 지속 가능한 운영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향후 양사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