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메타버스 사업 예산 30% 삭감…구조조정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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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향후 2026년 메타버스 관련 예산을 30%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는 지난 4년여 동안 메타버스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지만, 기대와는 달리 상당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리얼리티 랩스 부문은 2021년 초 이후로 누적 700억 달러 이상의 영업손실을 보고하고 있으며, 이는 메타버스 사업이 재정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삭감안은 마크 저커버그 CEO가 하와이 자택에서 열린 2026년도 예산 기획 회의에서 논의된 것으로, 업계에서 예상했던 수준의 기술 경쟁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안되었다. 특히 예산 삭감의 큰 부분은 가상현실(VR) 기기를 제조하는 리얼리티 랩스와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에 집중될 예정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예산안이 확정되면 리얼리티 랩스는 다음 달부터 인력 감원도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삭감안에 대한 공식적인 논평을 거부한 상황이다.

메타는 2021년 10월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하며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고, 저커버그 CEO는 이를 통해 “우리가 메타버스 회사로 여겨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 사업이 예상과는 달리 큰 손실을 초래하면서 외부의 비판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금융 분석가들과 투자자들은 메타버스 사업을 ‘밑 빠진 독(leaky bucket)’으로 비유하며, 이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호라이즌 월드는 아동이 성적 및 인종차별적 괴롭힘을 당하는 등의 여러 사회적 문제로 인해 시민단체들의 비판에도 직면해 있다. 크레이그 휴버 분석가는 이러한 메타의 결정에 대해 “현명하지만 늦은 결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최근 공식 석상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으며, 현재는 초지능 및 인공지능(AI) 분야에 사내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메타가 메타버스 사업에서 철수를 시사하더라도, 소비자용 하드웨어 제품인 레이밴 스마트안경 등의 개발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이를 위해 애플에서 앨런 다이를 최고디자인책임자(CDO)로 영입한 바 있다. 이러한 인사 변화는 메타가 기술 혁신과 소비자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메타의 새로운 방향성이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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