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멕시코 정부는 마약 카르텔의 우두머리급 인물 26명을 미국으로 송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에 이어 또다시 이루어진 송환 조치로, 총 55명의 카르텔 지도자가 미국에 넘겨진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미국 당국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멕시코 정부는 관세 협상과 연결지어 해석되는 것에 대해 부인했다.
이번 송환에는 잘리스코 신세대 카르텔과 시날로아 카르텔 관련 인물들이 포함되었다. 마약 밀매 및 다양한 범죄로 수배 중이었던 이들은 미국에서의 법적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멕시코 당국은 이러한 조치를 공공 안전을 강화하고 범죄자들의 교도소 내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설명했다.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멕시코 안보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송환이 범죄 응징을 위한 단호한 의지의 표명임을 강조했으며, 미국 법무부는 송환된 55명에 대해 사형을 구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카르텔의 폭력적 보복 가능성을 낮추고자 했다. 이번 작전은 약 1000명의 법집행 인력과 90대의 차량, 12대의 군용기 등이 투입되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번 송환이 주권적인 결정임을 강조하며, 동시에 미국과의 관계에서 의도된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멕시코는 관세 협상 과정에서 마약 문제와 이민자 문제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압박에 부응하는 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멕시코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서 30%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통상 90일의 추가 협상 시간을 벌어두었다.
또한, 미국은 멕시코에 대해 펜타닐 문제를 이유로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이를 25%에서 30%로 인상하겠다는 위협을 가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상호관세는 25%로 유지되고 있다. 멕시코의 안보 전문가 다비드 사우세는 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따라 카르텔 수괴를 송환하며 시간을 벌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최근 엘차포, 즉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아들인 오비디오 구스만이 미국 검찰과 협상하여 유죄를 인정함으로써 대규모 폭력 사태를 회피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러한 송환이 계속될 경우엔 결국 폭력 사태가 재발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번 사건은 멕시코와 미국 간의 복잡한 정치, 경제적 관계를 여실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