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한국·중국 등 비자유무역협정국에 대한 관세 인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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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정부가 한국과 중국 등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을 대상으로 자동차 및 기계 부품 등 특정 품목의 관세를 2026년부터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멕시코 상원이 10일 본회의에서 일반수출입세법(LIGIE) 개정안을 찬성 76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가결하면서 공식화됐다. 이 법안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의 서명을 받은 후 다음 달부터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셰인바움 정부는 지난 9월 자동차 부품, 철강, 알루미늄, 플라스틱, 가전, 섬유 등 17개 전략 분야에서 총 1463개 품목을 선정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최대치의 관세를 차등 부과할 방침을 발표했다. 이번 최종 조정안에 따르면, 대다수 품목에 대해서는 20%에서 35%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며, 일부 품목에 대해 최소 5%에서 최대 50%의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정확한 세부 품목과 세율은 추후 관보를 통해 공개될 계획이다.

관세가 부과될 주요 대상국은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로, 특히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과 멕시코 간의 교역액은 최근 10년 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무역수지에서 멕시코는 약 120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멕시코의 주요 교역 상대국인 한국 역시 이번 관세 인상으로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기계 및 자동차 부품, 전자기기 부품은 멕시코 수출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멕시코는 인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아랍에미리트(UAE),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여러 국가의 수입품에도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반면,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 일본, 칠레, 파나마, 우루과이 등 FTA를 체결한 국가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관세 인상안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과 관련된 논의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에서의 협상 도구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멕시코는 미국과의 블록 경제 질서를 유지하려는 의도 아래, 과거 무역 갈등이 있었던 중국과의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는 중남미 지역에서의 무역 패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을 포함한 FTA 미체결국들은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무역 정책 변화와 경제적 동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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