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Z세대가 연말 연휴 동안 고급 브랜드 제품 대신 “듀프(dupe)”라 불리는 대체품을 구매할 계획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한 미국 Z세대 소비자의 82%가 이번 연말에 듀프 제품을 구매할 의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듀프란 고급 브랜드의 디자인이나 기능을 모방한 저렴한 대체 제품을 가리키며, 이 트렌드는 현재 경기 불확실성과 고물가 상황 속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Z세대는 유행에 뒤처지지 않도록 하면서도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유명 브랜드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있지만, 저렴한 자체 브랜드와 같은 대체 선택지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59%는 여전히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지만, 41%는 가격이 저렴한 자체 상표(Private Label·PL) 제품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러한 소비 패턴은 합리적 소비란 트렌드의 일환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유명한 피규어 “라부부”의 대체품인 “라푸푸”의 구매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적으로 더 부담이 적으면서도 유행 아이템을 즐기려는 젊은 세대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또한, 보스턴 거주자인 에밀리 황(Emily Huang)은 지난해 상하이에서 구찌, 프라다, 고야드 지갑을 모방한 듀프 제품을 지인들에게 선물한 경험을 공유하며, 이러한 제품들이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같은 듀프 현상은 Z세대뿐만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에 이르기까지 젊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더욱 확산되고 있으며, 좋은 품질의 듀프 제품이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접근성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사이먼쿠처(Simon-Kucher)의 분석에 따르면, 듀프는 현대 소비자들이 원하는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더욱 많은 이들이 소비를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듀프는 단순한 복제품이 아니라, 소비자의 필요와 행동을 반영한 긍정적인 문화라고 평가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다이소와 같은 업체에서 화장품 듀프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예를 들어 다이소가 출시한 ‘아티스프레드 컬러밤’은 샤넬 제품을 모방한 것으로, 가격 차이가 크지만 품질이 우수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듀프 현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응답은 48.8%에 달하며, 특히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지혜로운 소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향후 듀프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영국의 데이터분석 플랫폼 셸프트렌드(Shelftrend)에 따르면, 듀프 향수 시장은 현재 약 27억1000만 달러 규모로, 2034년까지 연평균 15.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는 젊은 소비자들이 고렴 브랜드 아이템의 유행이 짧다는 점을 고려하여,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대체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