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시장, 성장 기대 속 고객 이탈 우려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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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명품 시장이 내년에 3~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격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으며, 점차 고객 이탈이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베인앤컴퍼니와 이탈리아 명품 협회 알타감마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2026년 명품 시장 규모는 3650억~3750억 유로(약 620조~637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계 개인 명품 시장은 3580억 유로로 지난해 대비 2% 감소했으며, 고정 환율 기준으로 큰 변동은 없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를 겪었던 명품 시장은 2023년 약 3690억 유로에 머무르며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 수는 3년 사이 약 6000만 명 줄어드는 추세다. 베인앤컴퍼니는 이 같은 감소가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열망 소비자(aspirational buyers)의 수요 축소와 초부유층 고객의 배신감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명품 브랜드들이 지속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은 혁신 부족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으며, 이는 최근 몇 년간의 고급화 전략에 대한 반발로 해석될 수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명품 소비자 수는 2022년 4억 명에서 2025년에는 3억 4000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신규 고객 확보율 또한 5% 감소할 전망이다. 현재 적극적인 소비자는 전체 소비자의 약 40~45%에 불과하다.

페데리카 레바토 베인앤컴퍼니 파트너는 “명품 시장이 최고 고객층만 공략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며, 이들에게도 배신감이 느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가격 인상이 혁신 부족과 맞물려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가격 인상 전략이 젊은 소비자 층을 멀어지게 하여 기성세대의 소비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이에 따라 구찌의 모기업 케링의 루카 데 메오 CEO는 최근 고위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매년 지속된 가격 인상 정책과 제품 구성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고급화 전략의 지속 여부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명품 시장이 지속적인 소비와 수요 확대에 힘입어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2035년까지 개인용 명품 시장 규모는 5250억~6250억 유로에 이를 것이며, 전체 명품 지출은 2조2000억~2조700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미래 예측은 명품 시장의 회복과 성장을 위한 전략적 변화가 절실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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