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상장 기업들이 주식시장에 발을 내디딘 첫날부터 급락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의 분위기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그러나 일부 증권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기업가치에 기반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테마파크 전문기업 닷밀은 공모가 1만3000원을 상회하며 출발했으나, 상장 첫날 현재 가격은 9670원으로, 공모가에서 25.61% 하락하며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는 최근 상장된 다른 기업들의 부진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며, IPO 시장에 차가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IPO 시장의 어려움은 단지 닷밀에 그치지 않는다. 이달 신규로 상장한 8개 기업 중 코스피에서 거래 중인 더본코리아를 제외한 모든 새내기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기록했다. 탑런토탈솔루션은 상장 첫날 23.67% 하락했으며, 에이럭스는 38.25%, 에이치이엠파마는 28.70%, 토모큐브는 37.06% 각각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은 IPO 시장의 신뢰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
상장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커지면서, 일부 기업들은 상장 자체를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씨케이솔루션과 미트박스글로벌, 동방메디컬 등은 적정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특히 케이뱅크와 비바리퍼블리카도 상장 절차를 중단하며 해외 시장으로 방향을 수정해 주목받고 있다.
신규 상장을 앞두고 있는 기업들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엠오티와 에스켐은 각각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에 맞추어 책정했으며, 쓰리빌리언도 희망밴드의 하단인 4500원으로 최종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러한 저조한 상황 속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IPO 시장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연말까지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할 경우, 거꾸로 상장 이후 신규 종목에 유입되는 자금이 늘어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은 과열된 공모주 시장의 정상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기업가치를 고려한 종목 선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 차익을 노리지 않고 기업의 펀더멘털에 기반한 접근 방식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IPO 시장의 이 같은 변화는 투자자들에게 ‘묻지마 투자’를 지양하고, 전략적인 접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시장 모니터링과 함께 기업의 본질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