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피카소의 미공개 초상화가 경매에 출품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피카소의 연인이었던 도라 마르를 모델로 한 “꽃무늬 모자를 쓴 여인의 흉상”으로, 가로 80cm, 세로 60cm의 크기로 제작된 유화다. 경매는 파리 드루오 경매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예상가로 800만 유로, 즉 약 131억 원이 책정됐다.
이 초상화는 1943년 7월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피카소의 미술 작업실을 제외하고는 전시된 적이 없는 극히 희귀한 작품이다. 도라 마르는 피카소의 여러 연인 중 한명으로, 그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자 주요 모델로 손꼽힌다. 피카소는 도라 마르를 주제로 한 작품만 60점 이상을 남겼으나, 이번 초상화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이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현재 이 작품의 소유주는 1944년 8월에 한 프랑스 수집가로부터 이 작품을 구입한 담당자의 손자다. 소유자는 상속 재산 정리를 위해 이 작품을 경매에 내놓기로 결정했으며, 아녜스 세베스트르-바르브라는 피카소 전문가가 경매에 참석하여 이 작품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그녀는 “이 작품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러운 존재로, 미술사와 피카소의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피카소의 위대한 작품들은 경매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5년, 피카소의 유화 ‘알제리의 여인들(버전 O)’은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무려 1억 7940만 달러, 즉 약 2050억 원에 낙찰되며 그의 경매 기록을 세웠다. 피카소는 생전에 유화 1만 3500점을 포함해 삽화 3만 4000점, 판화 10만 점 등 다양한 장르에서 합계 20만 점에 이르는 작품을 남겼으며, 이는 기네스북에 기록될 만큼 놀라운 성과다.
올해 피카소 작품의 경매 판매액은 2023년 기준 약 5억 9700만 달러, 2024년에는 2억 2300만 달러로 집계되고 있다. 최근에는 소더비 경매에서 그의 1969년 작 ‘앉아 있는 남자’가 1510만 달러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처럼 피카소의 작품은 지속적으로 경매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어, 이번 미공개 초상화 경매 역시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