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부각되는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 열풍, SEC 내막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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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200개 이상의 상장 기업들이 올 들어 암호화폐 매입을 주요 전략으로 채택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화려한 외관 뒤에 자본시장의 편법, 암호화폐 투기, 그리고 내부자 거래 의혹이 얽혀 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금융산업규제국(FINRA)가 해당 기업들에 대한 본격 조사를 시작한 배경이 되고 있다.

SEC와 FINRA는 최근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Digital Asset Treasury, DAT)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들과 접촉하여 발표 직전 해당 기업들의 주가 급등과 거래량 폭증의 이유를 파악하고 있다. SEC는 특정 투자자에게만 미리 정보를 제공했을 가능성을 경고하며, 이는 공정공시(Reg FD) 규정 위반으로 분류될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단지 특정 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닌, 미국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기업 암호화폐 트레저리 전략 자체의 신뢰성을 흔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디지털 트레저리 기업이 생겨나는 과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일반적으로 부실 상장사를 인수한 후 역합병을 통해 경영진과 이사회를 교체하고, 회사 이름을 바꾸는 방식이 자주 사용된다. 실제로는 매출이 없고 투자자가 거의 없는 회사를 하루아침에 암호화폐 트레저리 기업으로 변모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를 통해 상장절차가 완료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인수해 자본을 조달하고, 곧바로 암호화폐를 매입하는 방법도 활용된다. 이러한 과정은 효율적이지만, 주주총회와 같은 복잡한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업들은 전통적인 스타트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사모투자(PIPE)로, 기관 투자자들이 비공식적으로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여 막대한 자금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한 자산운용사는 이 방식을 통해 7억5000만 달러를 확보한 바 있으며, 다른 기업은 솔라나에 대한 투자로 16억5000만 달러를 모았습니다. 전환사채 발행 역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법으로, 주가가 상승할 경우 이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 자금 조달에 유리하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에 따라 가장 큰 문제는 정보 유출 가능성이다. 법률 자문 과정, 거래소 상장 준비, 투자자 모집 로드쇼 등 모든 단계에서 내부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존재한다. 샤프링크의 경우 로드쇼 이틀째까지 주가가 고요했으나, 계약 체결 이전에 무려 1000% 상승했다. 이는 개인 투자자의 행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상현상이다.

결국, 미국의 디지털 트레저리 기업들은 신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아니다. 오히려 자본시장의 껍데기를 이용하여 내부자가 먼저 특정 정보를 기반으로 매입하고, 일반 투자자들은 늦게 합류하여 ‘출구 유동성(exit liquidity)’ 역할을 맡게 되는 구조로 보인다. SEC의 공시, 지갑 주소 공개, PIPE와 로드쇼 절차에 대한 강력한 감독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구조는 사실상 합법을 가장한 내부자 선행매매에 다름 아니다.

미국에서의 디지털 트레저리 열풍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사례처럼 암호화폐를 기업 재무 전략의 한 축으로 통합하는 제도적 흐름일 수도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규제의 빈틈을 노린 투기적 활동으로 볼 수도 있다. SEC와 FINRA의 조사에 따라 향후 디지털 트레저리가 미국 기업들의 암호화폐 전략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금융 규제 지원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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