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아직은 미미

[email protected]





최근 발표된 소비자 및 생산자 가격 지표에 따르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5월 소비자와 생산자 가격 지수가 각각 0.1% 상승에 그쳤다. 이러한 수치로 인해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앞으로 몇 달 동안 가격 상승이 예고된 상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 파트너들과의 공정 무역을 보장하려는 의도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부과된 관세가 전반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기업들이 4월 2일 관세 발표 이전에 수입 물품을 미리 비축한 것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관세가 실제 경제에 반영되는 시차도 고려해야 한다. 둘째,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며 기업들이 가격을 올릴 수 있는 힘이 약해지는 상황이다. 노무라의 수석 경제학자인 아이치 아메미야는 “5월의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것은 관세 부과 전 물량 비축과 그에 따른 수입 가격의 시간적 지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특정 분야에서만 관세의 압력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입되는 통조림 과일과 채소의 가격은 1.9% 상승했고, 로스트 커피는 1.2%, 담배는 0.8% 올랐다. 주택용 기기 등 내구재의 가격 또한 4.3% 상승하는 등 눈에 띄는 증가를 보였다. RSM의 수석 경제학자 조셉 브루셀라스는 “이러한 가전제품 가격 상승은 2018-2020년의 수입세 부과 시기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될지, 일시적일지는 소비자들이 내놓는 지출 패턴에 달려 있다. 미국 경제활동의 약 70%는 소비자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연준의 최근 경제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으나, 소비자들이 높은 비용을 감당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해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기 주저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윌밍턴 트러스트의 수석 경제학자인 루크 틸리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기보다는 경제 약화 및 궁극적으로 디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소비자들이 여름휴가나 여가 활동을 줄이고 있다는 사실은 기업들이 가격을 올릴 수 있는 힘이 점차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준은 이러한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보며, 여름 동안 관세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까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더라도 고용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브루셀라스는 “이번에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경우 연준이 올해 후반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지만, 소비자들이 식품 가격 급등과 같은 단기적 가격 변동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높일 경우, 금리 인하가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