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영방송 지원 기관인 공영방송공사(CPB, Corporation for Public Broadcasting)가 오는 9월 30일 회계연도 종료를 기점으로 대다수의 업무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CPB가 NPR(공영 라디오)과 PBS(공영 방송) 등 공영방송에 대한 자금 지원을 끝내는 조치로, 최근 의회에서 통과된 예산 법안에 따라 결정된 것이다. 이 법안에서는 국제 원조 및 공영방송 예산이 90억 달러(약 12조 5000억 원)로 삭감되었으며, 이로 인해 CPB의 2년 간 예산 11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도 대폭 줄어들게 되었다.
CPB는 성명을 통해 “미국인 수백만 명이 의회에 청원하는 등 연방 자금 지원 유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었으나, 이제 운영 중단이라는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남아 있는 직원들은 내년 1월까지 공공 미디어에 필수적인 음악 저작권 확보 등의 업무를 소규모로 지속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CPB의 폐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승리를 안겨주는 결과가 되었다. 트럼프는 NPR과 PBS가 ‘좌편향’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들 방송의 예산 삭감을 강력히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들 방송이 “납세자들에 대한 시사 프로그램 묘사에서 공정하지도, 정확하지도, 불편부당하지도 않다”고 언급하며, 예산 조정을 요구했다.
CPB는 1967년에 의회에 의해 설립된 독립 비영리 단체로, 공영 방송의 지원과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였다. CPB의 자금은 PBS와 NPR을 포함해 1500개 이상의 지역 공영 라디오 및 TV 방송국에 나눠져, 교육적이고 문화적인 프로그램, 지역 사회 중심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운영 중단은 미국의 모든 지역 사회 및 공공 미디어 기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NPR은 성명을 통해 “CPB 운영 중단은 모든 공공 미디어 기관과 공공 방송에 의존하는 모든 지역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미국의 문화 및 정보 접근성을 크게 제약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공영 방송의 콘텐츠와 서비스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미국 공영방송의 운영 중단은 공공 서비스 범위의 축소를 의미하며, 향후 민주사회에서의 정보의 공공성과 다양성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