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기치로 삼고 카리브해를 중심으로 남미에서 군사 작전을 활발히 전개하며 지역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겉으로는 마약 밀매 조직 소탕이 목적이나, 실제로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정권 교체를 겨냥한 정권 전복 작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남미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과거 ‘먼로주의’와 같다고 평가받는 ‘돈로주의’를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2일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약 30초 분량의 미군 작전 영상을 게시하며 “오늘 아침 내가 명령한 대로 미군이 트렌데아라과(TdA) 마약 테러리스트에 공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TdA는 마두로 대통령의 통제 아래 운영되는 세력으로, 미국과 서반구 전역에서 마약 밀매와 테러 행위에 연루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하여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멕시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약을 운반하는 선박이 해상 경로에서 면책 없이 활동하는 상황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적 개입이 이어졌다. 9월 17일, 미 국방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는 콜롬비아 반군 조직의 선박을 격침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들이 불법 마약 밀수에 연루되어 있음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들은 서반구의 알카에다와 같다”고 위협하며, 미군이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다룰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까지 미군은 카리브해와 동태평양 일대에서 마약 밀매와 관련된 선박 20척을 공격하였고, 이 과정에서 약 80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미국은 또한 카리브해에 항공모함을 배치하여 이러한 군사 작전의 가능성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다. 최근 제럴드 R 포드 항모전단이 카리브해와 파나마 운하를 포함하는 지역으로 진입해, 미국의 군사적 전력 투입이 1989년 파나마 침공 이후 가장 대규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군사적 행동이 향후 지상 작전을 위한 사전 준비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적 개입을 통해 아메리카 대륙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모습은 다른 외교적 실체와 맞물려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같은 반미 성향 국가들에는 더 많은 압박을 가하는 반면, 친미 성향의 국가들에는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며 치밀한 외교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에게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며, 이를 “경제적 먼로주의”라는 용어로 설명하기도 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사회주의를 반대하는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미국의 지원은 그 성공을 통해 중남미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 방식이 오히려 중남미 국가들이 중국에 더욱 의존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통적인 외교 정책보다 제국주의적 개입의 형태로 비춰질 경우, 중남미 국가들은 새로운 연합을 형성하여 미국의 입지를 더 좁힐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