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대두의 중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0건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는 미국이 부과한 높은 관세가 원인으로, 중국이 관세 철폐를 조건으로 미국산 대두 구매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외신들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 10월에 접어든 대두 수확철이 시작된 지 약 2주가 지났지만, 중국은 어떠한 구매 예약도 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농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 중단은 1999년 통계 집계 이후 첫 사례로 평가된다.
전통적으로 중국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미국산 햇대두를 수입하고, 3월 이후에는 브라질 등 남미산 대두로의 공급처를 전환해왔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은 미국산 대두에 대한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감소시켜왔다. 2016년까지 중국의 대두 수입량 중 약 40%가 미국산인 반면, 현재는 이 비율이 약 25%로 줄어든 상태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대두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급감했다. 이로 인해 미국산 대두의 가격이 관세로 인해 비싸지면서 중국의 구매를 더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수입업자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산 대신 남미산 대두의 수입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산 대두 화물의 예약 건수는 최소 35건, 총량으로는 227만 톤을 초과하는 상황이다. 이는 중국이 남미 공급처로의 급속한 전환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산 대두 구매의 중단이 미국의 높은 관세 정책에 대한 반응임을 숨기지 않고 있다. 허야둥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불합리한 관세를 철회해야 한다”며 양국 간 무역 환경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제의 안정성 강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미국 농가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농가들은 재고가 급증하고 가격이 폭락할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결국 보조금 확대와 같은 정책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업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미국 농업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전체 농업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