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전 제조업체인 월풀이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중국 하이얼을 겨냥해 수입 세탁기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춰 관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조사 결과 이러한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CBP는 최근 수입 신고 가격의 급락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 기업이 고의적으로 가격을 조작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월풀은 특히 올해 6월부터 한국산 세탁기의 평균 신고 가격이 838달러에서 73달러로 급감한 사례를 들어 관세 회피 의혹을 주장하였다. 신고 가격이 낮으면 관세 납부액도 줄어들기 때문에 이들 기업이 가격을 인하했다는 주장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일부 통관 중개업체들은 해당 가격 변동이 관세 회피가 아닌 단순한 입력 실수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2023년 6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새롭게 품목 관세를 부과하며 세관 신고 절차가 복잡해졌고, 이 과정에서 중개업체들이 제품 수량을 중복으로 계산하는 오류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수입의 총량이 증가하고,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되었다.
CBP 또한 조사 후 동일한 결론에 도달하고, 이러한 가격 변동이 신규 철강 관세 부과로 인해 발생한 혼선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적 문제를 제기된 월풀은 일부 수입 데이터가 수정됐지만 여전히 가격 하락이 불합리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CBP가 제기한 다른 문제들에 대해 제대로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GE어플라이언시즈는 “규정에 따라 운영되는 기업이라면 데이터의 한계를 이해해야 한다”며 “월풀이 이를 악용해 경쟁 우위를 얻으려 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월풀은 이전에도 외국 경쟁사들의 비정상적인 무역 관행을 문제삼아 미국 내 세탁기 수입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미국에 세탁기 제조 공장을 건립하며 현지 생산으로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