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대형은행들이 암호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과 같은 디지털 자산이 단순한 관망의 대상에서 벗어나, 각 은행의 자산운용 전략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상위 25개 은행 중 과반수 이상이 암호화폐 도입을 위한 계획을 검토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자산관리 고객이나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제한된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이는 암호화폐 제도화를 위한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될 수 있다.
은행들의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말부터 내포된 조짐들을 통해 드러났다. 모건스탠리는 1만 5,000명의 브로커들에 대해 비트코인 ETF 추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러한 접근은 고객들의 수요 기반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찰스슈왑은 고객을 위해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거래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을 밝혔으며, 고객이 보유 자산을 한 플랫폼에서 통합하여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 중이다. 또한, 피앤씨(PNC)는 코인베이스(Coinbase)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들이 별도의 플랫폼 없이 독자적인 계좌로 암호화폐 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커스터디 및 토큰화 분야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된 예금 상품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채권과 머니마켓 펀드의 토큰화 실험도 준비 중이다. BNY멜론은 ETF 관련 문서에서도 관리 기관과 보관자로 거론되고 있으며, 리플(XRP)의 새 스테이블코인 RLUSD의 준비금 관리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시티은행은 솔라나(SOL) 블록체인을 활용한 차세대 금융 서비스 운영을 시험하고, 암호화폐 보관 서비스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JP모건(JPMorgan)은 2025년 들어 가장 활발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 이 은행은 지난해 6월, 자체 개발한 토큰화 예금 상품을 베이스(Base) 네트워크에 발행하여 실시간 달러 전송 실험을 시작했다. CEO 제이미 다이먼은 이러한 토큰화 예금 외에도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험을 예고하며, 암호화폐 서비스 채택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JP모건은 고객들이 코인베이스 계정을 연동하여 즉시 암호화폐를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은행들의 접근 방식은 여전히 신중하며, 주로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TF 접근성 확대와 외부 파트너 연계, 전담 관리 시스템 확충 및 토큰화 실험 등의 기반 마련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통 금융의 암호화폐 진입은 아직 대규모로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분명히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러한 흐름이 향후 수조 원대의 기관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등에서 최대 약 1,695억 8,000만 원(122억 달러)의 기관 자금 유입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암호화폐를 단순히 추적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진입과 준비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2025년은 암호화폐 제도 진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