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 투입이 연방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하며 군 동원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판결에 아랑곳하지 않고 시카고 등 다른 도시에 대한 군 투입 계획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시간 2일, 찰스 브레이어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LA)에 배치한 군대의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연방 포세 코미타투스법’을 위반했다고 선언했다. 이 법은 군이 국내에서 법 집행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다만 이번 판결은 캘리포니아주에 한정되며 LA에 주둔 중인 군 병력의 즉각적인 철수명령은 포함되지 않았다.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항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판결 효력을 오는 12일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브레이어 판사는 판결문에서 “LA에서 시위가 발생했고 폭력 사건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는 반란으로 간주될 수는 없으며 민간 사법 당국이 법 집행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을 다른 여러 도시에도 투입할 의사를 밝혔다며 이는 국가 경찰권을 대통령의 수장 아래 두려는 시도로 해석된다고 경고했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6월 LA에 4,000명의 주방위군과 700명의 해병대를 배치한 것과 관련해 캘리포니아주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외에도 시카고, 볼티모어, 오클랜드, 뉴욕을 포함한 여러 도시에서도 군 투입을 예고한 바 있다.
법원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시카고에 군을 투입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백악관에서 기자들과의 묻는 자리에서 그는 “우리는 반드시 시카고에 들어갈 것이다”라며 그 도시의 범죄 문제 해결에 대한 의무를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시점이나 세부 사항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트럼프는 SNS에서도 “시카고는 세계에서 최악이고 가장 위험한 도시”라며 범죄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 투입을 예고한 도시들이 모두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는 점에서 정치적인 의도가 내재되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리노이주의 JB 프리츠커 주지사와 캘리포니아주의 개빈 뉴스엄 주지사는 모두 2024년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어 터뜨려지는 논란은 더욱 뜨겁다.
이에 뉴섬 주지사는 판결 직후 SNS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가 또다시 법원에서 패배했다.”며 “법원은 군대가 시민들을 향해 동원되는 것이 불법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군 동원 계획은 정치적, 법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