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발표한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 따르면, 전반적인 소비 지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고소득층의 소비는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저소득층의 소비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며 ‘K자형’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필수 지출 외의 재량 지출에 대해 신중을 기하고 있는 가운데 고가품 소매 지출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소득 계층 간 차별적인 소비 양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고소득층은 주식시장 상승 등의 긍정적 요인으로 소비를 지속하고 있지만, 중·저소득층은 구매력 감소로 지출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Fed는 이러한 소비 행태가 연방정부의 셧다운과 물가 상승 등 외부 요인에 더욱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베이지북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12개 지역의 경제 활동 대부분은 이전 보고서와 큰 변화가 없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경기 둔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고용 시장은 소폭 감소세를 보였고, 물가는 완만하게 상승하는 경향을 이어갔다. 특히 해고 발표는 늘어났지만, 많은 기업들이 감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용 동결이나 자연 감소 방식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가 주요 변수로 분석되고 있는 가운데, 뉴욕과 애틀랜타, 미니애폴리스 지역의 연방준비은행들은 고소득층의 소비가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점을 강조했다. 미니애폴리스 연은은 “소득이 높은 계층은 소비에 제한을 받지 않지만, 중·저소득층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추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가 상승과 노동시장 둔화 우려에 더욱 불을 붙이고 있다.
특히, 지난 9월의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증가에 그쳐 소비 회복세가 대폭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신뢰지수 또한 11월 조사에서 88.7로, 지난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높은 물가와 고용 전망 악화가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베이지북은 이러한 경제 상태를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오는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82.9%로 반영되고 있어, 소비 감소와 고용 상황 등이 Fed의 통화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