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5월 임기가 종료되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임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가운데, 후보자들 간의 충성 경쟁이 펼쳐지며 금리 정책에 대한 그의 입맛에 맞는 인사가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선두주자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그의 뒤를 케빈 워시 전 Fed 이사와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가 따르고 있다.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의 오랜 경제 참모로 활동해왔으며, Fed 정책에 대해서도 트럼프의 입장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과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지내며 다양한 경제 정책에 관여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의 이력이 Fed 의장으로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블룸버그의 경제 전문가에 따르면, 최근에 연준 의장을 지낸 4명 중 3명이 CEA 의장을 거쳤다는 점에서 해싯의 이력은 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공화당 성향의 인물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던 점도 그의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워시 전 이사는 월가 출신으로, 과거 최연소 Fed 이사로 임명된 이력을 지닌 독특한 인물이다. 그는 금융위기 시기에 통화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최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의 공식 지지를 받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자문기구에서 활동했던 워시의 아내 제인 로더는 유명 화장품 기업 에스티 로더의 손녀로, 트럼프의 개인적 성향을 고려할 때 그의 지명에서 추가적인 장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 후보인 월러 이사는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인사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호하며, 지난해 금리를 동결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소수 의견으로 금리 인하를 주장한 바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의 설문조사에서는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월러 이사는 논리적인 경제 설명 능력을 갖추고 있어 Fed 내부의 이견 조율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의장의 판단 기준으로 그에 대한 충성도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파월 의장을 지속적으로 비판하며, 연말 이전에 후임자를 지명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특히, 파월 의장을 향해 “이 사람은 전혀 똑똑하지 못하다”는 강한 언사를 비치며 시장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차기 의장은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차기 의장 선임은 머지않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며, 해싯, 워시, 월러 세 후보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연준의 향후 통화 정책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31일 임기가 만료되는 스티븐 미란 Fed 이사의 자리를 조기에 채울 가능성이 크고, 이렇게 되면 차기 의장이 다음 FOMC 회의에서 중요한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다. 향후 금리가 어떻게 조정될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