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총 8억2500만 달러, 약 1조1400억 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잠정 승인했다. 이번 판매에는 3000기 이상의 장거리 미사일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방어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미국 국방부 산하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해당 대외군사판매(FMS)를 잠정 승인하고, 이를 의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최대 3350기의 사거리연장 공격탄(ERAM) 미사일, 그리고 3350기의 항법 장비와 전파 교란 장치 등을 요청한 바 있다. ERAM은 먼 거리에서 발사하여 지상과 해상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로, 모듈식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임무에서 활용 가능하다.
이번 무기 구매는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가 제공한 자금과 영국의 대외군사금융을 활용할 계획이다. DSCA는 이 조치가 우크라이나에 신속한 무기 제공을 가능하게 하고,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 간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판매를 통해 미국은 유럽 내의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발전을 지원하고, 친구 국가의 안보 증진을 통해 자국의 외교 및 안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이 미사일들을 약 6주 내에 인도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판매 승인 시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로 알려졌다.
원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에 부정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미국의 휴전 중재 노력을 돕지 않는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방침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올 15일, 미·러 정상이 앵커리지에서 만나 종전 기대감이 커졌으나, 이후 러시아 측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통성과 휴전 조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정상회담을 거부해왔다.
이들 무기 판매는 최종적으로 미 의회의 승인을 필요로 한다. 의회는 30일의 검토 기간을 거치며, 거래 차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방어 능력이 강화되고, 동유럽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따른 국제 사회의 관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