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중국의 희토류 및 핵심 광물에 대한 포괄적 수출 제재가 세계 공급망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며 이같은 조치가 중국 경제의 심각한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이러한 행동이 곧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만남을 두 주 가량 앞둔 시점에서 이루어졌다며, 이는 중국 경제의 약함을 보여주는 강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타국과 글로벌 경제를 함께 부진에 빠뜨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고객을 해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레닌식 관념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세계 최대 공급국으로서 이러한 행동은 자신들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 그는 중국이 심각한 불황과 침체 속에 있으며,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수출 증가가 오히려 국제적 위상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최근 미국산 대두의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9일 희토류 합금 수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이날부터는 미국과 관련된 선박에 대해 톤당 400위안(약 8만원)의 ‘특별 항만 서비스료’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으며, 미국 또한 중국 선박에 톤당 50달러(약 7만원)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는 2028년까지 톤당 140달러까지 인상될 예정이다.
미·중 관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양측이 합의에 실패할 경우 미국이 취할 대응 조치 초안을 이미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 워싱턴에서는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회의가 열릴 예정이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 문제를 먼저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들도 미국이 중국으로 소프트웨어를 수출하는 기업들에 대해 수출 허가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는 중국 산업 전반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미·중 정상 간의 회담이 10월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중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의 무역 압박 조치로 양국 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미국의 공세에 대한 강경하게 대응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의 회담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신보 상하이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주임에 따르면, 미·중 무역 협상이 원활히 진행된다면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중국의 압박 기조 속에서 보다 실용적인 접근을 취할 가능성이 커졌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