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는 2025년 3월 26일, 중국의 인공지능(AI) 및 첨단 컴퓨팅 기술 발전을 저지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로, 50개 이상의 중국 기술 회사를 수출 금지 목록에 추가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시행된 것이며, 미국 상무부 산업 및 보안국(Bureau of Industry and Security)은 총 80개의 조직을 ‘엔터티 리스트’에 추가했다.
이 리스트에 포함된 기업들은 미국의 국가 안보 및 외교 정책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라가게 되며, 미국 기업들은 이들 기업에 대한 공급을 정부 허가 없이 진행할 수 없게 된다. 이번 블랙리스트 조치는 베이징이 초고속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엑사스케일 컴퓨팅 기술과 양자 기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첨단 AI 및 슈퍼컴퓨터, 고성능 AI 칩을 군사 목적을 위해 개발하는 데 관여한 여러 중국 기업들이 목표로 삼았다.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의 27개 기업은 미국산 품목을 획득하여 중국의 군 현대화를 지원해왔고, 7개 기업은 중국의 양자 기술 발전을 도와온 것으로 보인다. 이 리스트에는 인스퍼 그룹(Inspur Group)의 6개 자회사도 포함되어 있으며, 이 기업은 2023년 조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제3국 및 중개업체를 겨냥하며, 미국 기술이 중국의 군사적 목적에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를 담고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의 알렉스 카프리 교수는 이러한 조치가 특정 중개업체를 통한 중국 기업의 미국 기술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고급 반도체 제조업체인 엔비디아(Nvidia) 및 AMD의 반도체 밀반입에 대한 추적과 단속 과정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긴장을 더욱 악화시켰다. 중국 AI 스타트업인 딥시크(DeepSeek)의 급속한 성장 역시 중국 내에서 저비용 오픈 소스 AI 모델의 채택을 가속화시켜, 미국의 기존 고비용 독점 모델에 대한 압력을 가하는 상황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와 같은 기술 수출 통제를 확대하며 반도체부터 슈퍼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정책은 군사적 잠재력이 큰 제한된 기술에 맞춰 설계된 ‘작고 높은 울타리(small yard, high fence)’ 접근법으로, 일반 경제 교류는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상무부 산업 및 보안 부서의 제프리 I. 케슬러 차관은 이번 조치가 “고성능 컴퓨팅, 극초음속 미사일, 군용 항공기 훈련 및 UAV(무인 항공기)에 악용되는 것을 차단한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인스퍼 그룹과 화웨이(Huawei)의 코멘트 요청에는 즉각적인 답변이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