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태양광 관련 주식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희비가 교차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미국의 인페이즈 에너지가 발표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면서 주가는 14.92% 하락하여 78.47달러로 마감했다. 매출은 3억8087만 달러, 영업이익은 4978만 달러, 주당순이익은 0.65달러로, 시장에서는 3억9209만 달러의 매출과 0.78달러의 주당순이익을 예상했으나,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인페이즈 에너지는 4분기 매출 가이던스 역시 시장 예상을 밑돌아 3억6000만 달러에서 4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러한 부진한 실적은 미국 외 지역에서의 수요 부진,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주택용 태양광 설치 저조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설명된다. 이로 인해 다른 미국 태양광 관련 주식들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퍼스트 솔라는 전일 대비 4.46% 떨어진 192.41달러로 거래됐다.
반면, 중국의 태양광 관련주는 미국에서의 규제 완화 기대감 덕분에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날 하이유신차이, 푸라이터, 퉁웨이구펀 등 주요 기업들은 각각 18.80%, 10.61%, 9.89% 상승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상무부에서 중국산 태양광 전지에 대한 일부 반덤핑관세와 반보조금관세를 철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 완화가 실제 어떤 형태로 적용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며, 논의되고 있는 제품군 역시 소형·저출력·오프그리드용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 전지의 일부에 국한되어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에서는 미국의 규제 완화 움직임을 호재로 시각하고 있으나, 현재 검토 중인 제품이 주요 중국 태양광 기업의 제품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태양광 시장의 명암은 곧바로 대선 이슈와도 연결된다. 미국 씨티그룹의 빅람 바그리 애널리스트는 민주당 승리 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지속성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정책으로 인해 태양광 주식들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그는 이에 따라 퍼스트 솔라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변경하며 목표주가를 200달러에서 254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전반적으로 태양광 시장이 미국과 중국 간의 정책 변화에 따라 상반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의 시장 전망은 상당히 주목해야 할 요소로 남아 있다.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관련 주식의 장기적 상승 여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분석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