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1월 고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업률 4년 만에 최고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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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노동시장이 11월에 비농업 부문 고용이 6만4000건 증가하며 다소 회복된 모습이나, 실업률이 4년여 만에 최고치인 4.6%를 기록하면서 전반적인 경제 둔화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는 고용 불안과 고물가 압박 속에서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리는 데 한층 신중해진 현상을 반영한다.

미 노동부의 11월 고용 보고서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시장 예상치인 4만5000건을 웃도는 수치인 6만4000건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앞서 발표된 10월 데이터에서는 10만5000건의 고용 감소가 있었으며, 이는 정부의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영향이 컸다. 특히 정부 부문 고용이 10월에 16만2000건 줄어들고, 11월에도 추가 감소했다.

하지만 고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9월의 4.4%에서 상승하여 시장 예상치인 4.5%를 초과한 4.6%에 도달하였다. 이는 2021년 9월 이후의 최고 수준으로, 보다 포괄적인 실업률은 8.7%로, 이는 2021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또한, 임금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3.5% 상승했지만, 이는 각각 10월의 0.4%, 3.7% 상승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전년 대비 임금 상승률은 2021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미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에 따르면, 10월의 일자리 채용 건수는 514만9000건으로 9월의 536만7000건에서 감소하였고, 해고 건수는 185만4000건으로 증가하며 2023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과 관세 정책에 대해 우려하면서 신규 채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나타낸다.

헤더 롱, 네이비 페더럴 크레딧 유니온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 경제가 고용 불황의 우려를 안고 있다고 경고하며, 고령화 사회에 따라 의료 분야에 고용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 사항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같은 고용 지표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가 연속적으로 인하된 배경을 설명해준다. 연준은 고용 둔화 위험을 물가 상승 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판단하며 기준금리를 연 3.5~3.75%로 인하하였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에 대한 하방 위험을 강조하면서 현재 미국 경제가 고용 과열의 국면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고용 보고서가 향후 통화 정책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는 아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의 케빈 오닐 어소시에이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보고서가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수 있는 조건들에 부합하지만, 이후의 더욱 큰 조정 가능성에 대한 근거는 부족하다고 평가하였다.

소비 부문도 고용 불안의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소매판매는 전월과 동일한 7326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자동차와 휘발유 판매의 부진이 소비 둔화에 기여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경제 불확실성과 고물가 압박으로 인해 지출에 더욱 신중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소비 규모는 여전히 경기의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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