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미국에서의 구인 건수가 743만 7000건으로 집계되며, 이전 달인 5월과 비교해 27만 5000건 감소했다고 미 노동부가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751만 건을 하회한 수치로, 기업들이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신규 채용에 대한 신중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현상은 노동시장이 점차 둔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숙박 및 음식 서비스업에서 30만 8000건, 헬스케어 및 사회보장 부문에서 24만 4000건, 금융 및 보험업에서 14만 2000건의 구인 수요가 줄어들었다. 반면 소매무역은 19만 건, 정보 산업은 6만 7000건, 주 및 지방정부 교육 분야에서는 6만 1000건의 구인 수요가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채용 건수는 520만 건으로, 고용률은 3.3%로 5월의 3.4%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퇴직 건수는 510만 건, 퇴직률은 3.2%로 수치가 집계되었으며, 이 가운데 자발적 퇴직은 310만 건으로 자발적 퇴직률은 2.0%로 전월과 큰 차이가 없었다. 비자발적 퇴직을 나타내는 해고 건수는 160만 건, 해고율은 1.0%로 5월과 동일한 수준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일부 기업에 신규 투자와 채용을 보류하게 하면서, 시장에서는 고용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8월 1일 상호 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미국이 일본 및 유럽연합(EU)과 무역 합의를 이룬 데다, 한국과의 협상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월가에서는 관세 정책이 노동시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당초 우려보다 작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노동시장의 흐름은 다음 달 1일 미 노동부가 발표할 7월 고용 보고서에서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예측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0만 8000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실업률은 4.1%에서 4.2%로 소폭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소비자 심리 역시 개선된 모양새다. 이날 콘퍼런스보드(CB)는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7.2로, 이전 달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95.9를 넘어서는 수치로, 미국의 무역 합의 체결 소식이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를 줄이며 소비심리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콘퍼런스보드의 스테파니 기샤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신뢰지수가 4월 급락 이후 반등하여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지난해 최고치에는 미치지 않는다”며 “7월에는 기업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6월보다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