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A 시장 활기…철도 회사 인수 등 4년 만에 최대 규모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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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동안 부진했던 미국의 인수합병(M&A) 시장이 활기를 띠며 4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시장 조사 기관 LSEG의 집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미국의 M&A 거래 규모는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여름의 마지막에는 M&A 거래가 한산하지만, 올해는 이와 다른 양상이 연출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미 대형 법무법인인 설리번앤드크롬웰의 수석 파트너인 프랭크 아킬라도 “현재 M&A 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었다”며, 다음 달 미국 노동절 이후에는 시장이 더욱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추세는 경제의 안정성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거래로는 철도 회사 유니언퍼시픽이 미 동부지역의 노퍽서던을 850억 달러(약 117조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사실이다. 이번 인수는 올해 발표된 M&A 거래 중 가장 큰 규모로, 지난 3월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이스라엘의 보안 기업 위즈를 320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의 최대 거래다. 유니언퍼시픽은 미시시피강 서편의 중부 및 서부 지역에서, 노퍽서던은 동부 지역에서 각기 주요 화물 철도망을 운영하고 있으며, 합병이 이루어질 경우 이들은 미국 최대의 철도 회사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합병은 43개 주에 걸쳐 5만 마일 이상의 철도 노선을 효율적으로 연결하여 100개 이상의 항만과 북미 전역을 아우르는 교통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양사 측은 밝혔다.

또한, 대형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즈는 액화천연가스(LNG) 장비 업체인 차트인터스트리를 13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베이커휴즈는 이번 인수를 통해 저탄소 및 고효율 에너지 솔루션에 대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다른 큰 M&A 건도 대기 중이다. 식품 회사 크래프트 하인즈는 식료품 부문의 분사를 검토 중이며, 이 과정에서 일부 크래프트 제품이 분사될 것으로 보인다. 하인즈 케첩과 디종 머스타드 브랜드인 그레이 푸폰은 남길 예정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자사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를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해당 매각가는 10억 달러(약 1조 3800억 원)로 추정된다. 유니언퍼시픽과 노퍽서던의 합병은 또 다른 M&A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M&A 자문 회사 센터뷰파트너스의 공동대표 토니 김은 대형 M&A가 협상의 어려움을 더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대형 M&A가 시장 경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으며, 독점적인 상황이 초래될 경우 화물 운송 요금 인상과 서비스 품질 저하의 가능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스콧 젠슨 미국화학협회 이사는 “미국 최대의 철도회사의 합병은 제조업체와 농민, 에너지 생산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운송 경로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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